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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의 OTT 탐구/영화

[대만 청춘 영화] 청설 (줄거리, 후기, 결말) : 물빛처럼 청아한 청춘의 소리

마음으로 듣는 사랑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청설  

 

 감독   청펀펀

 출연   펑위옌, 진의함, 천옌시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   2010.06.17

 


 

 줄거리 

 손으로 말하는 ‘양양’과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티엔커’ 
 마음이 듣고 가슴으로 느낀 두남녀의 떨리는 연애 스토리를 담은 
 대만 첫사랑 로맨스 그 시작

 


 후기 

 티엔커는 도시락집 아들이다. 그는 수영장에 도시락을 배달하다 우연히 수영선수 언니를 응원하는 양양을 본다. 양양에게 첫눈에 반한 티엔커는 여느때처럼 도시락을 팔다가 다시 만난 양양의 번호를 물어본다. 그림을 그려 이야기하고 수화를 하고 문자로 소통하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들 사이의 장벽은 딱 하나, 양양이 너무 바쁘다는 점이다.


 양양은 파트타임도 하고 일이 없을 때는 거리행위예술을 하면서 돈을 번다. 아버지는 해외봉사를 나가서 양양이 수영선수 언니를 위해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수영선수 언니가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할 때까지 어느정도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 조금 돈이 없다고 해서 무너지지 않았다. 그녀는 늘 당당했다. 성실함은 그녀의 자존감의 원천이었다. 

 

 이 영화가 유독 청춘의 영화로 느껴지는 이유는 현실적인 갈등 때문이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데이트를 하다가 동전으로 식사값을 내는 양양. 티엔커는 기다리다가 그냥 내가 내겠다하며 지폐로 식사값을 계산한다. 이에 몹시 자존심이 상했던 양양은 티엔커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 티엔커의 마음과 양양의 마음 모두 알 것 같은 그런 다툼이다. 


 

 

 티엔커와 양양,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보다 임팩트 있는 역할이 양양의 언니 샤오펑이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나온 대만의 유명배우 천옌시의 배우팬들도 많이들 찾아보는 영화다.  

양양의 언니 샤오펑은 청각장애인으로 그들은 수화로 대화한다. 그녀는 다음 대회 출전이 거의 확실시되는 주목받는 수영선수였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다. 양양이 없는 사이에 불이났고 청각장애인인 샤오펑은 자느라 화재경보를 듣지 못했다. 크게 다칠 뻔한 언니. 불행 중 다행으로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연기를 들이마셔 다음 대회 출전은 희미해졌다.

 샤오펑은 크게 절망한다. 양양또한 그렇다. 양양은 화재가 날 시간에 집에 없던 자신을 원망하고 큰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샤오펑은 그런 모습의 양양에 부담을 느낀다. 금메달을 따는 것은 샤오펑의 꿈이지 양양의 꿈이 아니다. 양양이 자신의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 샤오펑. 샤오펑은 양양에게 물새처럼 자유롭게 날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양양은 언니와의 대화로 자신의 마음이 가는 길을 택해보기로 한다.

 


 

 이 영화는 수영선수 언니 덕분에 수영장이 배경으로 자주 나온다. 특히 밤의 수영장은 파랗고 맑고 깨끗하고 조용하다. 넘실넘실 짝이는 물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 평소 나는 물 안에서는 소리가 멎은 듯한 느낌을 받아서 욕조 안에 쏙 들어가는걸 좋아한다. 이 영화를 볼 때와 비슷하다. 다른 곳과 차단된 것처럼 잔잔하고 몰입이 된다.

 


 

 꿈, 가족, 사랑... 청춘의 여러 요소를 담고 있다. 준비한 것이 많지만 그 이야기를 매우 담백하게 담아낸 영화다. 신체적 장애를 다룬 영화는 종종 서글퍼지기 마련인데 그러지 않아서 좋았다. 주인공들은 계속해서 활기차고 씩씩하다. 그렇다고 너무 그것이 현실과 동떨어진 억지스러운 긍정이 아닌 점이 가장 좋다. 

 


 결말 - 반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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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수영장에서 만난 양양과 티엔커.
티엔커는 양양의 등 뒤에서 고백 멘트를 연습한다.
양양은 그 자리에서 티엔커가 청각장애인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양양을 자신의 부모에게 소개하는 티엔커.
티엔커의 가족들 역시 그녀의 장애를 조건으로 생각하지 않고 따뜻하게 받아준다.
서툰 수화로 대화를 청하는 가족들. 
양양은 그 자리에서 자신이 청각장애인이 아님을 고백한다.

사실 양양과 티엔커 둘 다 청각장애인이 아니었다.
둘은 오해로 인해 서로 계속해서 수화를 하고 지냈던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그들이 (가짜)청각장애인일 때도 아닐 때도 변함이 없다.

샤오펑은 이번 대회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다음 대회를 위해 재활 후 정진한다.



 끝맺음 

 

 

'네가 널 생각 안하니까 내가 네 생각만 하게 되잖아.'

조금 어수룩해 보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는 티엔커. 언제나 당차고 씩씩하지만 책임감으로 자신의 삶을 살 준비가 안되어있는 양양. 누군가의 이야기를 본뜬 것처럼 현실에 있을 법한 소박하고 순수한 사랑이야기. 


 

  ** 집순희의 감상 8.0/10.0  

 

속도가 빠르지 않고 잔잔하지만 그래서 현실감이 있어 더 설레고 기분 좋다. 

영화 결말이 조금 억지인 부분도 있지만 무해하니까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