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For Hongkong. 자유의 가치를 말하다.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브이 포 벤데타
감독 제임스 맥티그
출연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2006.03.16
줄거리
제3차 세계대전 후 완벽하게 통제된 미래 V가 돌아왔다 <매트릭스> 워쇼스키 형제가 만들어 낸 또 다른 가상현실!
미래,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2040년 영국.
정부 지도자와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정신집중 캠프’로 끌려간 후 사라지고,
거리 곳곳에 카메라와 녹음 장치가 설치되어 모든 이들이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평온한 삶을 유지한다.
어느 날 밤, ‘이비’라는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어디선가 한 남자가 나타나 놀라운 전투력으로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다.
옛날,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다 사형당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뛰어난 무예와 현란한 두뇌회전, 모든 것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남자는 ‘V’라는 이니셜로만 알려진 의문의 사나이.
세상을 조롱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헨리 5세>의 대사들을 인용하고,
분열되고 투쟁하는 현실세계의 아픔을 노래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읊으며
악을 응징하는 브이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모아
폭력과 압제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구할 혁명을 계획하고 있다.
브이의 숨겨진 과거를 알아가는 동안 자신에 관한 진실을 깨달아가는
이비는 점점 브이에게 이끌려 그의 혁명에 동참하게 된다.
과연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왜곡된 세계의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후기
V for Vendetta. Vendetta는 피의 복수를 의미하는 단어로 이 영화는 브이가 복수를 하는 영화다. 브이는 사진 속 무섭게 생긴 마스크를 쓴 사람이다. 개인의 복수로 시작해 모두의 혁명으로 끝난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사와 장면이 많기 때문에 자유와 혁명을 그린 영화로 손꼽힌다. '국민은 정부를 무서워하면 안돼, 정부가 국민을 무서워해야지.' 등 정치적 사건이 벌어졌을 때 자주 인용되는 이 대사도 이 영화에서 나왔다.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비다. 브이는 이비를 구해주고 결국 나중에 이비도 브이를 감정적으로 구한다. 흔한 구조이지만 다른 영화랑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브이는 이비를 극악의 상황까지 모는 함정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가짜 감옥을 만들어 그녀를 끝없이 고문한다. 그녀가 자신이 과거에 겪은 비슷한 경험을 실제로 겪게함으로써 같은 깨달음(신념의 중요성)을 얻게 한다. 내가 이비였다면 절대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그 과정이 너무 폭력적이라 실제로 본 사람들 중 싫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 과정이 어떻든 아무튼 이비는 가짜 감옥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이비는 무엇에 갇혀 있었던 것일까? 그녀가 가짜 인형이 지키고 있는 감옥을 나올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고, 무엇이 그녀를 자유롭게 만들었을까? 이 영화는 계속해서 두려움에서 벗어나라고 이야기한다. 죽음조차 막을 수 없는 신념이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이비는 죽음을 각오했고, 빗물과 함께 내려오는 신을 만났다.
우리의 삶도 가짜 감옥에 갇혀있는 것일지 모른다. 무언가에 세뇌되어 정체 모를 두려움에 휩싸여 스스로 나올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당신을 가두고 있는 건 무엇인가? 언젠가 그 밖에 나와 신을 만날 수 있을까.
결말을 먼저 말하자면 브이와 이비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거대한 세력에 맞서 결국 이겼다. 이는 몹시 꽉 닫힌 해피엔딩, 권선징악의 결말이다. 그런데 이런 의구심이 든다. 과연 V는 진짜 선일까? 브이는 대의를 위해 몇몇의 사람들을 죽인다. 강력한 신념이 누군가의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볼 수는 없는 법. 또한 이비를 가혹하게 괴롭혀서 깨달음을 주는 방식 역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브이의 신념은 분명 약간의 오류를 가져온다. 그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가 절대 선이 아닌 것. 그가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히어로가 아닌 것. 그가 인간이라는 것. 이것이 주는 의미가 크다. 영화를 보다보면 브이는 히어로잖아.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쉽게 두려워하고 포기한다. 거대한 무언가를 싸워 이겨낼 수 없으리라 여긴다. 하지만 그는 인간이다. 신념을 가진 인간. 우리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강력한 신념이 있다면 우리 모두 브이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영화에서 브이의 마스크 안 얼굴을 볼 수 없는 이유다.
결말
브이는 온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총을 맞는다. 하지만 왠지 죽지 않는 브이.
브이는 말한다.
‘마스크 뒤에 있는 것은 단지 살점만이 아니다. 그것에는 신념이 담겨있다. 총알로도 죽일 수 없는 신념이.'
신념의 강력함으로 브이는 결국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후 브이는 죽는다.
의사당은 폭발하고 광장에 나와있던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얼굴을 보인다.
끝맺음
정의의 사도처럼 그려지는 브이 역시 완전한 선이 아니었다. 세상에 완벽한 선은 없지만 어딘지 응원해주고 싶은 그런 선택이 있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 속에서도 사람들은 브이의 말 한 마디에 움직였다. 사실 사람들은 브이가 꿈꾸는 세상에 동의하는 마음이 이미 있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했던 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할 수 있는 힘. 어둠 속에 피어나는 말도 안 되는 희망이다. 브이의 감옥 속 편지가 그랬듯이. 가끔 어마어마한 일들이 휴지조각 한 장에서 시작된다.
명대사
이 영화는 명대사가 많기로 유명하다. 그 중 하나인 브이의 등장 대사를 소개하겠다. 이는 글자 'V'를 이용한 대사다.
Voila!
In view, a humble vaudevillian veteran,
cast vicariously as both victim and villain by the vicissitudes of fate.
This visage, no mere veneer of vanity is a vestige of the vox populi,now vacant, vanished.
However, this valorous visitation of a bygone vexation stands vivified
and has vowed to vanquish these venaland virulent vermin vanguarding vice
and vouchsafing the violently vicious and voracious violation of volition.
The only verdict is vengeance,a vendetta held as a votive not in vain,
for the value and veracity of such shall one day vindicate the vigilantand the virtuous.
Verily, this vichyssoise of verbiageveers most verbose.
So Iet me simply add that it's my very good honor to meet you
and you may call me V.
보라(Voila)!
모습이(view) 겸손한 보드빌(vaudevillian) 베테랑(veteran)인지라
운명의 장난(vicissitudes)에 따라 피해자(victim)나 가해자(villain)의 역할(vicariously)을 맡고.
이 모습(visage)은 덧없는(vanity) 겉치레(veneer)가 아닌,
이제는 사라진(vanished) 공허한(vacant) 민중의 소리(vox populi) 의 자취(vestige)라.
그러나,
이 되살아난(vivified) 과거의 원통함(vexation)에 대한 용감한(valorous) 천벌(visitation),
그리고 악(vice)의 선봉(vanguarding)에 선 이 썩고(venal) 유해한(virulent) 버러지들(vermin)을 패배시키고(vanquish),
폭력적인(violently) 잔인함(vicious)과 탐욕적인(voracious) 침입(violation)을 하사(vouchsafing)할
의지(volition)를 맹세(vowed)하나니!
유일한 판결(verdict)은 복수(vengeance)뿐.
가치(value)와 진실(veracity)을 위해,
신에게 축원하는(votive), 하지만 헛되지(vain) 않은,
언젠가 조심성 있고(vigilant) 고결한(virtuous) 자들을 해방(vindicate)시킬 피의 복수(vendetta)….
허허허, 허허. 아무래도(Verily), 쓸데없이 긴 말들(verbiage)의 비시수아즈 수프(vichyssoise)가
너무 장황(verbose)하게 빠졌었군(veers),
이쯤 하고, 간단히 덧붙이자면 자네를 만나 정말 영광일세.
브이(V)라고 부르게.
명대사지만 영어를 사용한 말이라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대단하신 분이 우리말로 초월번역을 한 것이 있어서 가져왔다.
보라!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보드빌 베테랑인지라
바람 부는 대로 배척 당하기도 하고 배척 하기도 하는 바라
본인의 복장은 별 뜻 없는 변장이 아니라
빛 바랜 백성의 바램이 남긴 발자욱이라
그러나
과거의 비통함으로 벼려낸 비장한 비수가 부활하여
선을 부패시키는 불의와 부정을 벽력 같이
베어내고 부수고 박살내고 바스러트릴 것이니!
방법은 바로 복수뿐:
빛을 바라보면서 발밑도 보듬는,
언젠가 비참한 자들과 바른 자들을 보호할 비정한 복수
비루한 발언으로 복심을 보이려는 건 바보의 짓이니
이쯤하고 간단히 덧붙이자면 자네를 만나 정말 영광일세.
'비읍'이라고 부르게.
V를 우리말의 'ㅂ'으로 다 바꾼 초월번역이다.
** 집순희의 감상7 .0/10.0
모든 사람이 브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이지만 어쩐지 반감이 먼저 들었다. 신념을 지키기란 얼마나 힘든가. 어떻게 그렇게 강력한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지? 나는 그렇게 용기 있는 사람은 못 된다. 다만 나는 크리디가 될 것이냐 핀치경감이 될 것이냐는 선택할 수 있다. 크리디는 V를 총으로 쐈고, 핀치경감은 이비에게 총을 쏘지 않았다.그들은 같은 진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선택을 했다. 적어도 나는 믿었던 신념이 무너지는 날이 왔을 때, 뒤늦게라도 사과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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