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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의 OTT 탐구/영화

[다양성 영화] 문라이트 (줄거리, 후기, 결말) : 달빛 아래 그 소년

Moonlight, 2016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

89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문라이트  

 

 감독   배리 젠킨스

 출연   알렉스 R. 히버트, 에쉬튼 샌더스, 트래반트 로즈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2017.02.22

 


 

 줄거리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푸르도록 치명적인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후기 

 

 <문라이트>는 3장으로 구성된다. 포스터에 비친 세 가지 색깔처럼 리틀, 샤이론, 블랙 세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룬 영화다. 유년기 - 청년기 - 그리고 어른이 되었을 때를 세 명의 배우가 나눠서 연기한다. 잘 보면 포스터도 세 사람의 얼굴을 합쳐 만든 것이다. 하나의 얼굴로 보이는 포스터처럼 영화에서도 각기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데도 이질감 없이 같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관객의 몰입을 깨지 않도록 하나의 큰 흐름 안에서 배우 모두가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다. 긴 시간 찍어낸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후기를 살펴보다 이 영화를 평범한 불행을 그려낸 영화라고 표현한 것을 봤다어머니는 마약에 취해있고호모라고 욕먹으며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고결국 가해자를 의자로 쳐 교도소에 들어간다이 모든 불행이 빈민가에서 자라난 아이에게는 평범하고 흔한 일이다주인공의 비극이 극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담담하게 제시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다실제로 내 주변 어딘가에서 리틀샤이론블랙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보다 더 잔혹한 삶을 살아가고 성장하는 이가 많겠지.

 


 

 영화 내내 주인공이 무너지기 쉬운 환경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삶에 있어 주체적인 태도와 희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이 영화의 대사처럼 살다보면 내가 무엇이 될 지를 선택할 순간이 온다그리고 반드시 내가 선택해야 한다가난하게 태어났다고흑인으로 태어났다고혹은 게이로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가야하는 결말이 있는 게 아니다남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

 

 이 영화는 이처럼 스스로의 의지를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인생은 혼자라고 말하지는 않는다우리에게는 달빛이 있다달빛 아래 흑인 아이들은 푸르게 보인다까만 피부로 태어났다 해서 까맣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달빛 아래에 있다면 자신이 비춰지고 싶은 색으로 비춰질 수 있다후안도 마약상이지만 리틀의 부모 역할을 했다인생은 참 아이러니해 마약상이 내 친부모보다 나을 때가 있다그 달빛 아래 어떤 색깔을 내느냐는 자신에 달려있다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주인공은 케빈이 불러 준 이름인 블랙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 영화는 자신이 어떤 부분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를 소외되는 사람들이 겪는 사회 현실을 초점으로 본다면 사회고발 다큐멘터리 처럼 느껴질 수 있다. 혹은 개인이 자신의 역경을 이겨내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기로 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어린시절부터 간직한 첫사랑의 기억을 담은 로맨스 영화일 수 있다. 영화를 반복해서 본다면 그 전과 감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흑인 성소수자로 태어난 그가 겪는 역경에 눈이 갔다. 흑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많았지만 이처럼 흑인만 나오는 경우도 드물다. 보통 그런류의 영화는 깨어있는 백인이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역할을 하거나 최소한 악역으로라도 백인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오로지 흑인에 의한 영화다. 그래서 더 심도 있게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진정한 다양성 영화는 이런 것이다.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영화가 다양성 영화다. 영화에 다양한 인종, 계층을 섞어서 내보낸다고 끝이 아니다. (오히려 스테레오 타입만 만들어질 수도 있다.) 

 


 

 결말 

우연히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첫 사랑이자 유일한 친구 케빈이다.
케빈은 자신이 하는 식당에 밥을 먹으러 오라고 한다.

밥을 먹고 케빈의 집으로 간 샤이론.
샤이론은 케빈에게 자신이 오래도록 간직했던 마음을 고백한다.
"내 몸에 손 댄 사람은 너 밖에 없어." "그 이후로 관계를 가진 적 없어." 

샤이론은 케빈의 어깨에 기대고 어린 시절 리틀로 불리던 샤이론의 모습이 나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끝맺음 

 영화 보고나서 너무 잔잔해 지루한 영화라고 느꼈는데 곱씹어 볼수록 여운이 많이 남았다달빛이라는 제목처럼 은은하면서도 삶의 의지를 다지게 하는 영화였다흑인과 동성애자라는 캐릭터보다 개인의 본질에 다가간 영화였다주어진 조건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내게 달빛이 되는 존재는 무엇인지또 주변의 리틀과 샤이론처럼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 

 


 

  ** 집순희의 감상 6.5/10.0  

 

연출 좋고, 주제의식 좋고, 연기 좋지만 조금 지루하다.